Pay0-DIY 작업 요약
- 아낀 비용 — 시판 화장실 모서리 수납함 대신, 체감 약 2만 원
- 재료 — 필라멘트 + 초강력 접착제 (필라멘트 무게·출력 시간은 이번엔 안 쟀다)
- 작업 난이도 — 설계는 하, 조립은 중 (기둥 1개 파손)
- 계기 — 손님 방문 후, 바닥에 늘어놓은 샴푸,컨디셔너 등이 민망해짐
- 사용한 것 — 줄자, 3D프린터, AI 도면 생성, 초강력 접착제
화장실 모서리 수납함은 세면대와 샤워 사이 남는 구석에 올려, 바닥에 늘어놓던 병을 치우는 선반이다. 이번 글은 제품 카탈로그가 아니라, 우리 집 화장실에서 2년 만에 바닥을 비운 기록이다.
한눈에 보기 — 바닥이 수납장이던 집
2년 동안 바닥이 수납장이었다.
- 불편: 샴푸·린스·바디워시를 화장실 바닥에 두고 약 2년 살았다.
- 계기: 손님이 온 뒤에야, 문이 열리면 병이 먼저 보인다는 걸 알았다.
- 판단: 변기·세면대·배수구를 피하면 남는 자리는 모서리뿐.
- 방법: 길이 실측 → AI에 설명 → 도면 생성 → 3D프린트 → 조립.
- 결과: 흰색 2단 모서리함. 기둥 하나 부러져 초강력 접착제로 급조. 체감 2만 원 절약. 대만족.
1. 손님이 오기 전엔 바닥이 안 보였다
손님이 온 뒤에야 바닥이 보였다.
익숙해지면 진짜 안 보인다. 세면대 뒤, 샤워 호스 아래 타일 위에 통을 한 줄로 세워 두고 아침마다 허리를 숙였다. 물 묻은 바닥에서 병이 미끄러지면 다시 세우고, 그게 일상이었다. 2년여를 그렇게 살았다.
문제는 내가 아니라 처음 들어온 사람이었다. 화장실 문이 열리는 각도가 바로 그 줄이었다. 손님이 신발을 벗고 집을 둘러보는 동안, 나는 갑자기 그 장면이 민망해졌다. “아, 이건 좀 심하다.” 그 한 줄이 출발이었다.

2. 화장실 모서리 수납함이 정답인 이유
화장실에서 남는 자리는 모서리뿐이다.
우리 집은 변기·세면대·샤워가 한 칸인 습식 화장실이다. 가운데는 배수구, 오른쪽은 접이식 욕조, 왼쪽은 변기다. 선반을 벽 한가운데 붙이면 동선이 막히고, 세면대 앞은 이미 발 디딜 곳이 없다. 남는 건 세면대 기둥과 샤워 벽이 만나는 구석이었다.
시판 화장실 모서리 수납함도 찾아봤다. 플라스틱 2단·3단이 흔하고, 우리 집 병 개수면 그 정도면 충분해 보였다. 다만 폭·깊이·세면대 배관과의 간섭은 집마다 다르다. 사서 안 맞으면 반품이 또 일이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주방 컵 선반을 줄자로 재서 뽑았을 때와 같은 루트다. 우리 집 구석 길이에 맞춰 뽑자.

3. 설계는 줄자와 AI면 됐다
길이만 재고 AI에게 설명하면 도면이 나온다.
CAD 실력은 필요 없었다. 진짜로. 줄자로 모서리 양쪽 벽, 세면대 기둥까지 거리, 병이 올라갈 높이만 적었다. 그다음 AI에게 이렇게만 말했다. 직각 구석에 넣는 2단 선반, 앞면은 살짝 들어가게, 병은 위아래 나눠 올리게, 기둥은 너무 가늘지 않게.
도면은 바로 나왔다. 중요한 건 툴 이름이 아니라 순서다. 집 치수 → 한 줄 조건 → 도면 → 슬라이싱 → 출력. 다이소 벽시계 거치 때도 출발은 같았다. 처음부터 곡면을 그리지 않는다.
따라 할 때 순서 — 화장실 모서리함 5단계
- 바닥 병을 치울 모서리 위치를 정한다. 배수구·문짝·배관과 겹치지 않게.
- 줄자로 양쪽 벽, 깊이, 병 높이만 적는다. 예쁘게 그리지 않아도 된다.
- AI/CAD에 “직각 2단, 앞면 여유, 기둥 너무 가늘지 않게”를 문장으로 넘긴다.
- 출력 후 마른 타일 위에 먼저 올려 본다. 벽과 살짝 뜨는 건 정상인 경우가 많다.
- 끼워 맞출 때 억지로 비틀지 않는다. 이번처럼 부러지면 초강력 접착제로 응급 처치하거나, 기둥만 다시 뽑는다.

4. 조립이 더 어려웠다 — 기둥 하나가 부러졌다
기둥 하나가 조립 중에 부러졌다.
설계는 쉬웠다. 조립은 아니었다. 3D프린트 재질은 손으로 누르면 단단하다. 강도도 세다. 그런데 잘 부러진다. 휨보다는 순간 충격·비틀림에 약하다. 기둥을 끼우다 하나가 그대로 나갔다.
다시 뽑을 수도 있었다. 그날은 손님이 오기 전 급했다. 부러진 단면을 맞추고 초강력 접착제로 붙였다. 급조다. 티가 아주 안 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올려 둔 병을 버티고, 흔들리면 안 되는 자리는 버틴다. 대만족은 이 지점부터다. 예쁜 쇼핑몰 컷이 아니라, 바닥이 비었다는 사실 쪽이다.

5. 완성본 — 병을 올리기 전 출력물
출력물은 흰색 2단 모서리 선반이다.
화장실에 넣기 전에 빈 채로 찍어 뒀다. 직각 구석에 붙는 부채꼴이고, 위·아래 두 칸이다. 앞면은 직선이 아니라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서, 세면대 기둥·발 동선과 덜 겹친다.
상판·하판 모두 살을 비스듬히 뚫었다. 습식 화장실이라 물이 고이면 미끄럽고 곰팡이만 는다. 병을 올리기 전 모습이 설계의 실체다. 설치 컷만 보면 ‘그냥 시판 선반’으로 보이기 쉽다.



기둥은 세 개다. 위에서 보면 모서리 쪽과 앞쪽 양 끝에 짧게 튀어나온 자리가 있다. 조립할 때 그 기둥 하나가 부러졌다. 완성 사진에는 초강력 접착제로 붙인 뒤의 형태가 남는다. 하중이 커지면 그 기둥만 다시 뽑는 편이 맞다.
6. 비용 — 체감 2만 원을 아꼈다
시판 모서리함 대신 뽑아 2만 원을 아꼈다.
| 항목 | 시판 모서리 수납함 | 이번 3D DIY |
|---|---|---|
| 맞춤 | 집 배관·모서리 각도에 안 맞을 수 있음 | 줄자로 잰 구석에 맞춤 |
| 체감 비용 | 사면 나가는 돈 | 필라멘트 + 접착제. 약 2만 원 절약 |
| 설계 | 쇼핑 | 길이 실측 + AI 설명 |
| 리스크 | 반품·규격 불일치 | 조립 중 파손(실제 발생) · 접착 응급 |
| 결과 | 바닥은 비움 | 바닥은 비움. 대만족 |
필라멘트 그램 수와 출력 시간은 이번엔 안 적었다. 안 쟀기 때문이다. 프린터 본체 값도 이 한 건에 나누지 않는다. 이미 집에 기계가 있다는 전제에서의 이야기다. 그 전제 위에서, 사려던 화장실 모서리 수납함 대신 뽑아 체감 2만 원을 남긴 것이 이번 결산이다.
7. FAQ — 검색으로 들어오는 질문
화장실 모서리 수납함은 바닥 병을 올리는 선반이다.
Q. 3D프린터 초보도 화장실 모서리 수납함부터 해도 되나요?
A. 상자·선반형은 피규어보다 실패 비용이 낮다. 다만 습식 화장실은 물이 튄다. 처음이면 세면대 옆 구석처럼 직수에 안 맞는 자리부터 하는 편이 낫다. 조립은 힘을 주지 말 것.
8. Q&A
Q. AI가 그려 준 도면을 그대로 믿어도 되나요?
A. 아니다. AI는 문장을 형태로 빠르게 바꿔 줄 뿐이다. 최종 판단은 줄자와 시험 조립이다. 빡빡하면 여유를 두고 다시 뽑는 편이, 기둥을 비틀어 끼우는 것보다 싸다.
Q. 시판 수납함을 사는 게 낫지 않나요?
A. 규격이 맞으면 사는 편이 빠르다. 이번 집은 배관·모서리·병 높이가 애매했다. 그래서 뽑았다. 절약 2만 원은 “무조건 더 싸다”가 아니라, 안 사고 만든 체감이다.
Q. 부러지면 끝인가요?
A. 끝은 아니다. 초강력 접착제로 단면을 맞추면 수납 정도는 버틴다. 하중이 큰 자리면 기둥만 다시 뽑는 게 맞다. 이번엔 손님이 오기 전이라 급조로 끝냈다.
Q. 비슷한 3D·화장실 DIY는요?
A. 같은 집 기록으로는 3D프린트 컵 수납 선반, 벽시계 거치, 뱀부랩 Z축 체크, 화장실 쪽은 로봇청소기 직배수·에어컨 배수 호스 연장이 있다.
주의점
- 모서리만 재면 된다. 설계 기술보다 길이 네 개면 충분했다.
- 조립에 힘을 빼다. 딱딱한 출력물은 휘지 않고 부러진다.
- 접착제는 응급이다. 하중이 커지면 그 기둥만 다시 뽑는다.
안전·주의 · 3D프린터 노즐·히트베드는 고온이다. 출력 중 손이 닿지 않게 하고 환기를 유지한다. 초강력 접착제는 환기된 곳에서, 피부·눈에 안 묻게 쓴다. 습식 화장실은 물이 튄다. 배수 동선 위·직수 아래에는 두지 말고, 병이 떨어지지 않게 칸 높이를 본다. 출력물은 단단하지만 충격에 부러질 수 있다. 어린이 발밑·무거운 유리병은 올리지 않는다. 이번 출력물은 수납 구조용이다.
다시 말해 두고 끝낸다. 이 글의 핵심은 쇼핑몰 수납함이 아니라 화장실 모서리 수납함을 3D프린트로 맞춘 하루다. 바닥이 민망하면, 장바구니보다 줄자를 먼저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