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직배수 호스 DIY 설치 — 기사 4-5일 대기를 못 참은 결과 (수도 안 끈 대참사 포함)

핵심 요약

  • MOVA 직배수 로봇청소기 79만 원, 설치 기사 4~5일 대기를 못 참고 직접 설치
  • 동봉 직배수 키트로 연결(별도 구매 거의 없음), 도구는 모듈러 렌치·가위·테이프 등
  • 수도를 안 끄고 작업하다 누수 — 작업 전 반드시 급수 차단

1. 직배수 설치 기사를 도저히 기다릴 수 없었다

로봇청소기는 구매 직후 다음날 배송이 왔지만, 주말이 낀 상황이라 직배수 설치 기사의 배치는 약 4-5일 만에 될 예정이었다. 이번에 MOVA 로봇청소기 특가가 떠서 79만원에 직배수 모델을 구매했다.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었다. 수도관 설치 또한 역시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해본 적이 없다는 건 이제 이유가 되지 못한다. Gemini와 Grok(요즘은 그록도 똑똑해졌다.)이 나의 수도관 DIY 설치를 도와줄 것이다.

비슷한 결심을 1화에서도 했었다. 에어컨 호스 20만 원 견적을 1만 원으로 끝냈던 경험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다.

직배수 모델 사긴 샀는데.. DIY 가능할까?

2. 직배수 호스 동봉 키트로 설치

구입 목록은 없었다. 이미 직배수 설치 용품들이 상자 안에 동봉되어 있었다. 구조를 비교해보니 단순했다. 규격만 맞으면 호스 안에서 흐르는 물은 정수기든 로봇청소기든 똑같았다.

도구는 모듈러 렌치, 가위, 멀티탭(드라이어 전원용), 수건 4장, 테이프였다. 수건이 도구 목록에 왜 들어가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처음엔 나도 의아했다. 욕실 바닥 닦으려고 한두 장 두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다. 이 의문은 뒤에서 정확히 풀린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건 4장은 결코 과한 양이 아니었다.

기존 설치된 수도관(해체 후 재설치 필요)

3. 시행착오 ①: 수도 안 끄고 시작한 죄, 욕실 바닥 물바다

이건 절대 따라 하지 마십시오. 나는 수도 메인 밸브를 차단하지 않고 작업을 시작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귀찮았기 때문이다. 빨리 교체하면 되겠지… 메인 밸브는 현관 옆 PS실 안쪽에 있었고, 그걸 잠그러 가는 30초가 그날따라 길게 느껴졌다. “어차피 분기 어댑터 하나만 푸는 건데 압력이 얼마나 세겠어”라는 안일한 계산도 한몫했다. 결과는 5초 만에 났다. 어댑터를 절반쯤 푸는 순간 약 3리터로 추정되는 물이 욕실 천장 방향으로 분사됐다. 분사 각도는 위쪽 45도 정도였고, 수압이 워낙 세서 사방에 튀고 내 얼굴이 동시에 젖었다.

나는 어댑터를 다시 조이려 했지만 손이 미끄러워 30초 정도 헛돌았다. 그 사이에 욕실 바닥은 발목 위까지 물이 찼다. 결국 PS실로 뛰어가 메인 밸브를 잠그고 돌아왔다. 그제야 분사가 멈췄다. 수건 4장은 그 자리에서 전부 소진됐고, 그래도 부족해서 빨래 바구니의 수건 두 장을 더 가져왔다. 자존심도 같이 잃었다.

안전 안내 — 수도 분기 작업 전 메인 밸브 차단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본 글은 실패 사례 공유를 목적으로 하며, 무차단 작업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가정 수도 분기 작업 시 유의사항은 한국상하수도협회 등 공신력 있는 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밸브 차단은 필수

4. 시행착오 ②: 테이프 없이 끼우면 안 되는 이유

물난리를 수습한 뒤 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어차피 푸쉬락 피팅은 한 번 누르면 자동 잠금이라는 설명을 어딘가에서 봤기에 테프론 테이프를 생략했다. 분기 어댑터 쪽 나사산에도, 피팅 결합부에도 테이프 없이 그대로 체결했다. 처음엔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메인 밸브를 다시 열고 압을 걸어 봤을 때 어디서도 물이 새는 기색이 없었다. 나는 호스를 스테이션 쪽으로 라우팅하고, 케이블 타이로 정리한 다음 손을 털었다. “끝났다”라고 혼잣말도 했다.

30분쯤 지나 화장실에 다시 들어갔을 때 위화감이 들었다. 슬리퍼 바닥이 미세하게 끈적였다. 손가락 끝으로 분기 어댑터 아래 바닥을 만져 보니 물기가 묻어났다. 양은 적었다. 한 방울씩 천천히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한 방울이 한 시간이면 컵 한 잔이고, 하루면 양동이가 된다. 누수였다. 결국 메인 밸브를 다시 잠그고 어댑터를 분해한 뒤 테프론 테이프를 정방향으로 7회 감았다. 푸쉬락 피팅이라도 나사산 부분엔 테이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그날 처음 배웠다. 재조립 후 누수는 사라졌다.

테이프 7회 감기

5. 시행착오 ③: 마감 부실 → 새벽 누수 발견

그날 밤 나는 마음을 놓고 잠들었다. 호스 끝단, 그러니까 스테이션 입수구 쪽 마감을 케이블 타이 1개로만 묶어 둔 게 화근이었다. 호스 외경과 입수구 내경 사이 0.5mm 정도의 미세한 틈이 있었는데, 케이블 타이 한 개로는 그 틈을 완전히 잡지 못했다. 평소엔 압력이 낮아 문제가 없다가, 스테이션이 자동 급수 사이클을 도는 새벽 시간대에 압이 순간적으로 올라가면서 틈으로 물이 새기 시작했다.

새벽 4시쯤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는데 슬리퍼가 푹 젖었다. 스테이션 주변 바닥에 지름 40cm 정도의 물웅덩이가 생겨 있었다. 양은 많지 않았지만 마룻바닥과 욕실 타일 경계라 바닥재로 스며들기 직전이었다. 나는 다시 메인 밸브를 잠그고, 호스 끝단을 다시 풀어 케이블 타이 2개를 다른 방향으로 교차해 묶고, 그 위에 욕실용 실리콘으로 한 바퀴 덧발랐다. 실리콘이 굳는 데 4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나는 거실 소파에서 새우잠을 잤다. 이 글에서 이 단락을 굳이 빼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다. 실패를 숨기지 않는다. 숨기면 다음 사람이 같은 실패를 또 한다.

6. 총 결산: 0원, 기다림의 가치는 그보다 비싸다! 그리고 다음 편 예고

비슷한 결의 실패담은 4화에도 있다. 테슬라 충전기 설치를 포기한 이유 편이다. 거기서 나는 직접 하지 않는 쪽을 골랐고, 이번엔 직접 하는 쪽을 골랐다. 기준이 뭐였는지는 그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집 안 호스는 동봉 키트 덕에 자재값 0원으로 끝냈다. 그런데 집 밖, 햇빛과 비바람을 1년 내내 견뎌야 하는 양평 데크는 자재만 200만 원이 든다. 다음 편에서 만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로봇청소기 직배수, 직접 설치할 수 있나요?

직배수 모델은 동봉 키트로 비교적 단순해, 규격만 맞으면 자가 설치가 가능합니다.

설치 전에 꼭 할 일은 무엇인가요?

반드시 급수 밸브를 잠그세요. 본 사례는 수도를 안 끄고 작업해 누수 사고가 났습니다.

필요한 도구는 무엇인가요?

모듈러 렌치, 가위, 테이프, 그리고 만일을 대비한 수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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